주차장에 세워 놓기만 하면 자동 충전되는 제네시스 전기차가 나온다. 배달음식 쓰레기를 수거해 분리 배출해주는 서비스도 출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산업계에서 규제 완화를 요청한 13개 안건을 심의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 때문에 상용화가 막힌 신기술, 신서비스에 대해 실증특례, 임시허가 등으로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는 제도다.
정부는 현대차가 신청한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에 실증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무선충전 기능을 적용한 제네시스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되는 기술이다. 주차장 바닥 밑에 무선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하지만 현행법상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무선충전은 85㎑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데, 전파법상 해당 주파수 대역은 무선충전용으로 쓸 수 없다. 무선충전기가 안전 인증 대상인지, 기준은 무엇인지도 불명확한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무선충전이 사용자 편의를 크게 향상시키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해 2년간 실증특례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엔 규제 부담 없이 시범사업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실증특례 기간에 전파법 등 규제를 정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 4분기에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2025년부터 제네시스를 전기차, 수소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전환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얘기다. 전기차 무선충전 서비스 규제 완화는 친환경차 전환에 힘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커버링이 규제 완화를 요청한 ‘배달 쓰레기 분리배출 대행 서비스’도 상용화 길이 열렸다. 고객이 배달음식을 먹은 뒤 일회용기를 문 앞에 내놓으면 이를 수거해 분리배출해주는 서비스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배달음식 쓰레기가 많이 나오자 새로 등장했다. 이 서비스는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저촉되는지가 불명확했는데 환경부가 법 유권해석으로 사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앞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버스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수요 응답형 버스 운행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버스 정류장이 없거나 적은 교통 사각지역에 사는 주민이 “탈것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버스 운행 경로를 탄력적으로 변경하는 서비스다. 과천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전동킥보드 무선충전 서비스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SKC가 신청한 건이다.
서민준/이수빈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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