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기자 두 명이 여성 인권 시위를 취재했다는 것만으로 탈레반에 끌려가 구타를 당한 사실이 전해졌다.
9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아프간 매체 ‘에틸라트로즈’(Etilaatroz) 소속 타키 다르야비 기자는 동료 기자와 함께 지난 8일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에 의해 경찰서로 끌려가 구타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다르야비 기자는 사진기자 네마툴라 나크디와 함께 여성 시위를 취재하고 있었다. 경찰서로 끌려간 이들은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각자 다른 방에 갇혀 여러 명에게 곤봉과 전선, 채찍 등으로 온몸을 구타당했다.
아프간 매체 에틸라트로즈는 탈레반에 구타당한 소속 기자 두 명의 모습을 공개했다. 나크디 사진 기자는 AFP에 “탈레반 중 한 명이 내 머리를 발로 밟고 콘크리트에 내 얼굴을 찧었다”며 “탈레반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에게 구타 이유를 물었으나 “참수되지 않은 걸 운 좋게 생각하라”는 답을 들었다.
에틸라트로즈 소속 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동료 기자들의 몸에 남은 상처를 공개했다. 사진 속 두 기자의 등과 허리, 허벅지 등에 채찍 등의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다. 붙잡힌 기자들은 4시간 만에 풀려났지만 탈레반에게 어떠한 말도 듣지 못했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 인권과 언론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이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맞서 현지 여성들의 인권 시위 등이 일어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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