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시의회는 제302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가 제안한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안’(주거정비 기본계획)을 통과시켰다. 지난 5월 오 시장이 발표한 민간재개발 규제완화 방안이 담겼다.
이번 변경안에 따라 재개발 구역지정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주거정비지수제가 폐지된다. 주거정비지수제 도입 전까지는 대지면적 1만㎡ 이상 구역에서 노후도 동수 3분의 2 이상을 충족하고 노후도 연면적·주택접도율·과소필지·호수밀도 등 선택 요건 중 하나 이상에만 해당하면 구역 지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주거정비지수제는 노후도 연면적 기준 60% 이상을 필수화해 사업 문턱을 높였다. 실제로 주거정비지수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서울에서 신규구역으로 지정된 재개발 사업지는 단 한 곳도 없다.
서울시 주도의 공공기획을 도입해 구역 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의 5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한다. 공공기획은 사전타당성 조사부터 정비계획 수립 단계까지 서울시가 주도해 공공성이 담보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주민동의율 확인 절차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간소화한다. 대신 사업 초기 주민제안 단계에서 주민 동의율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여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이르면 이달 말 공공기획 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개발 해제지역 등 노후화·슬럼화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지역을 중심으로 25곳 내외(2만6000여 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 내 재개발 지역 곳곳에선 개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공모 기준인 주민 동의율 30%를 채우기 위해 동의서 징구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강북권 한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골목이 좁아 소방차도 못 들어오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데도 노후도 연면적 기준에 가로막혀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였다”며 “규제 완화 소식에 사업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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