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네이버·쿠팡 가맹 소상공인 노조 허가하겠다"

입력 2021-09-10 17:39   수정 2021-09-11 00:35


이재명 경기지사가 쿠팡, 네이버 쇼핑, 배달의민족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 업체들의 노동조합 형성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입점 업체들이 사업자에게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거나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담합에 가까운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지사는 10일 서울 동교동의 한 횟집에서 ‘을의 권리 보장’ 정책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플랫폼 이용 소상공인은 수수료와 광고료, 부가서비스부터 판매가격 및 거래조건을 강요하는 플랫폼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가맹 소상공인의 단체결성권과 협상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소상공인 단체의 교섭 요청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 플랫폼엔 교섭 이후 결과에 대한 이행 의무도 부과된다. 이 지사는 “플랫폼이 데이터 독점을 기반으로 지역경제와 유통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을들의 단체를 등록하게 해 법적 지위를 확보하고 협상권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물론 전통 유통사업자인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소상공인 단체노조의 교섭 대상에 포함된다.

소상공인 보호 대책의 연장선으로 강력한 임차인 보호 대책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기 전까지 임차상인의 임차료 연체로 인한 계약 해지, 갱신 거절, 강제 퇴거를 금지하겠다”며 “폐업하는 임차상인에게는 임대차 기간이 남아 있어도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권리를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 지사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비판 수위를 올렸다. 이 지사는 “존경하는 홍 부총리가 또 지역화폐 예산을 77%나 삭감했다”며 “이 나라가 기재부의 것인가, 이러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내년도 예산 정부안에서 지역화폐 발행지원 예산을 올해 1조522억원에서 77.2% 줄인 2403억원으로 편성했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 “지방교부세 증가로 지방재정 부담을 대폭 완화하되, 지역사랑상품권 등 한시사업은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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