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폴드3가 S펜을 만나면 노트지(Z)?"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 '갤럭시노트' 단종 가능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단종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갤럭시노트의 단종이 현실화되는 모습입니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를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네이버웹툰 등 여러 플랫폼의 광고 게시글을 통해 갤럭시Z폴드3를 '갤럭시노트Z'라고 지칭했습니다.
일반 바(직사각형) 형태인 갤럭시노트와 폼팩터(특정 기기형태)가 완전히 다른 갤럭시Z폴드3를 갤럭시노트Z라고 지칭한 이유는 갤럭시Z폴드3가 갤럭시노트만의 상징인 대화면과 S펜을 모두 갖췄기 때문입니다. 갤럭시Z폴드3는 7.6인치의 대화면과 폴더블폰 중 최초로 S펜을 지원합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처음으로 갤럭시노트를 미출시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폴더블폰과 갤럭시노트가 같이 출시됐던 지난해와 달리 폴더블폰에 힘을 몰아줘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러한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3를 갤럭시 노트Z라고 지칭하자 업계 안팎에선 '갤럭시노트의 단종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정황이 포착됩니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특허청(키프리스)에 갤럭시노트를 제외한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갤럭시M을 비롯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갤럭시Z만을 등록했습니다. 미갱신된 갤럭시 노트 상표권은 지난 2013년에 등록돼 2023년에 만료됩니다.
2011년 처음 세상에 빛을 본 갤럭시노트는 대화면과 S펜을 앞세워 마니아를 단숨에 확보한 시리즈입니다. 연간 판매량은 1000만대에 달하며 삼성전자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습니다. 확고한 팬층을 보유했던 갤럭시노트가 단종설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갤럭시 S시리즈에 대화면인 플러스 제품이 처음으로 추가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갤럭시 노트의 정체성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갤럭시 S는 갤럭시 노트와 닮아갔습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 '갤럭시S21 울트라(6.7인치)'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0(6.7인치)'보다 화면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갤럭시S 시리즈 중 최초로 S펜을 적용되며 갤럭시노트의 단종설이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갤럭시노트의 판매량이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는는 점도 단종설에 힘이 실리는 부분입니다.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8은 1000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다만 갤럭시노트9(960만대), 갤럭시노트10(900만대) 등 이후 출시된 시리즈의 판매량은 점차 감소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갤럭시노트10보다 판매량이 적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3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자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삼성전자가 3세대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폴더블폰 대세화'를 이뤄내겠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도 폴더블폰 시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갤럭시노트의 입지가 불안정해지자 갤럭시노트의 글로벌 팬들은 단종 가능성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해외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서 '내년 상반기엔 갤럭시노트를 출시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3만8000여명이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단종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올해 갤럭시노트 출시는 불투명해질 수 있지만, 내년엔 출시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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