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이재명측 대변인의 허위 성명에 대해서 이번에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인들 성명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는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도 듣겠다. 어떤 모욕도 대통령이 되기까지 참겠다"며 "그만큼 정권교체가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또 "하기사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고도 가만히 계시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는 참아야 겠지요"라며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깎아내린 언급을 비유하기도 했다.
홍 의원 측과 이 후보 측의 공방은 홍 의원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홍 의원은 당시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며 "본선 들어가서 선거 시작 사흘 동안 이 지사가 한 쌍욕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 전 국민이 그걸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뽑겠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른바 이 지사의 '형수욕설' 사건을 꺼내든 것이다. 홍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경기도의 차베스’라는 비난공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이 후보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이번엔 넘어가지 않고 홍 의원을 겨냥했다. 전 대변인은 지난 11일 ‘형수 욕설’을 비판한 홍 의원을 향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했던 홍준표 의원"이라며 "부모를 욕하던 홍준표 의원이 부모를 욕보이는 가족에 항의한 이재명 후보를 욕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전날까지만해도 "더이상 묵과할 수도 없고 참기도 어렵다"며 "차제에 이런 작태는 뿌리 뽑기 위해 허위사실 공포로 선거법을 위반하고 명예훼손 했다는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했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게 됐다.
한편 홍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돼지 발정제' 논란에 대해 수차례 해명한 바 있으나, 이번에도 다시 한번 해명했다. 그는 "50여년 전 대학교 1학년 때 하숙집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2006년 제 자서전에 쓴 내용"이라며 "제가 한 것도 아니고 공모한 것도 아닌 하숙집에 같이 있던 S대 하숙생들이 그들끼리 한 일을 말리지 못해서 잘못했다는 취지로 쓴 글"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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