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애플 인앱결제 위법…외부결제 허용해야"

입력 2021-09-12 18:20   수정 2021-09-13 01:06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반경쟁적 조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애플은 그동안 세계 개발자와 회사들을 앱스토어에 입점시키고 자체 결제 시스템인 ‘인앱(in-app) 결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했다. 이 과정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통행세’처럼 챙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지난 10일 개발자들이 앱 이용자에게 인앱 결제의 대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는 애플의 조치가 반경쟁적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애플에 90일 이내에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 올리는 앱에 외부 결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렸다.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애플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오클랜드 연방법원 판사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반독점법에 비춰봤을 때 애플이 독점 기업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며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8월 미국 게임회사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관행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로 인한 손실액을 애플에 지급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뉴욕타임스는 애플과 에픽게임즈 모두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애플로서는 ‘반독점법 위반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고, 에픽게임즈는 앱 외부 결제 허용이란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 모두 항소할 가능성이 커서 최종 결론에 이를 때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1% 급락한 148.9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앱 결제가 금지되면 애플의 순이익이 연간 수십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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