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충청남도 서천군의 '100원 택시'를 소개했다. 100원 택시는 교통이 취약한 농촌지역 주민들을 위해 100원만 내면 면 소재지까지 데려다주는 교통 복지 사업으로, NYT는 "대중 교통 혁명"이라고 표현하며 극찬했다.
NYT는 11일 (현지시각) '신이 내린 선물, 9센트(100원) 택시를 타는 한국 농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00원 택시는 외딴 시골에 거주하면서 교통수단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는 노인들을 위해 고안됐다"고 소개했다.
서천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대중교통 운용난을 겪었다. 승객 수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자 버스 노선이 폐선되기 시작한 것. 당시 지자체는 100원 택시 사업 비용이 버스 보조금 지급보다 훨씬 예산이 적게 든다고 판단했다.
이에 서천군은 2013년 5월 100원 택시(희망 택시) 운행 관련 조례를 만들고 같은해 6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콜택시를 부른 주민들은 100원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군이 책임졌다. 버스 정류장에서 700m 이상 떨어진 마을에서는 누구나 100원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일반 택시를 탄다면 1만원~2만5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오는 거리지만 100원 택시를 타면 100원~1500원만 내면 된다.
NYT는 "100원 택시 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중앙정부가 지원에 나섰고 이제는 다른 지역까지 이 정책을 시행한다"며 "농촌 대중교통에 혁명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천에 이어 전남 여수, 순천, 광양, 고흥이 내년부터 청소년 100원 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수시는 이를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 60억원을 확보해 중고생까지 100원 버스 이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고생의 버스비는 1200원으로,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2년 전부터 청소년 100원 버스 도입을 주장해 왔다.
여수보다 먼저 100원 버스를 도입한 순천과 광양시의 사례도 주목 할만하다. 지난 6월부터 중고생 100원 버스를 도입한 순천시는 6~7월 중고생 교통카드 이용 건수가 37만38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늘었다. 2019년부터 중고생 100원버스를 운영 중인 광양시도 시행 초기보다 청소년 버스 이용률이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이같은 한국의 성공사례를 다른 나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자 사이에서 이 택시는 인기가 아주 많고 택시 기사들도 이 제도로 추가 수입을 얻고 있어 100원 택시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촌에서 100원 택시를 이용한 승객은 27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100원 택시가 도입된 이후, 농촌 사람들은 이전보다 두 배 더 많이 외출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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