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여론조사를 하루 앞둔 12일 경선 주자들은 당이 마련한 '올데이(All-day) 라방(라이브방송)'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이날 박진, 박찬주,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장기표, 장성민,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후보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 12명은 오후 1시부터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후보자 별로 22분씩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서민 단국대 교수, 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앞서 9~10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면접관으로 참석한 '국민 시그널 면접'이 정책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압박형'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 일정은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결혼을 늦게 한 이유를 묻자 "연애를 하다 차인 게 대부분"이라며 웃으면서 "사람이 부실하니까 장가를 못간 게 아닐까"라고 답했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억울했던 순간을 꼽아달라고 하자 그는 '부정식품' 관련 언급을 꼽으며 "못사는 사람은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게 아니라 과다한 규제는 안 좋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1986년 사법시험일에 족발집에서 기다리던 친구들 생각에 답안지를 빨리 내고 나왔다가 떨어져 최종합격이 5년이나 늦어졌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의원은 '장모가 착해 보인다고 했다던데 같은 말을 들어본 적 있나'라는 물음에 "집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산다"고 대답했다. '부인 말을 잘 따르나'라는 질문에는 "가정 문제는 집사람이 전권을 갖고 있다"며 "40년간 아내에게 월급을 줘서 필요한 돈이 있으면 얻어서 쓴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대학 시절 개그맨 공채 시험에 지원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故 김경태 PD의 권유로 시험을 보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그해 10월 유신이 발생하는 바람에 시험을 못 봤다"고 말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상승세인 것에 대해선 "MZ세대는 정직하고 거짓말 안 하며 말을 빙빙 돌리지 않는다"면서 "제 캐릭터와 우연히 맞아떨어져서 (지지율이)폭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저보고 '사람이 똑똑하고 너무 차가워 보인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저도 재미있고 농담도 잘한다"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정치인에게 비치는 이미지는 자기 책임이니 제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셀프 디스'를 하기도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출마선언 당시 일부 질문에 '준비해서 답변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직한 정치의 본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날 다른 후보들도 가족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진 의원은 기타를 들고 가수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곡을, 안상수 전 의원은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라는 곡을 직접 불렀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가발 논란'에 대해 "있는 대로의 내 머리"라고 주장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