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세 철학자 "文, 자랑할 게 있으면 나타나고 없으면 숨는다"

입력 2021-09-13 13:38   수정 2021-09-13 13:40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국회 통과가 예고된 언론중재법에 대해 "말만 중재지 내용은 통제다.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는 후진국이다"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교수는 13일 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경험해 보니 언론 통제는 자유 통제의 신호탄이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짓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임기가 6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필요한 법을 정부가 자꾸 만든다"라면서 "집값 잡겠다고 급조한 법 때문에 국민은 더 불행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됐다"면서 "뭐든지 법과 권력으로 해결하려 든다. 언론중재법도 그렇고 국가가 퇴행 중이다. 정부 통제가 심해지면 중국과 비슷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에서 언론은 공기와 같다. 문제가 있어도 상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왜 정부가 나서나"라며 "동기와 목적이 순수하지 않다. 언론중재법은 정권 유지를 위한 법이고 좀 심하게 말하면 ‘문재인 보호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야당이 국회 통과를 막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도 양식 있는 의원들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 동생이나 아들이 이 법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면 ‘역사에 부끄러운 한 페이지를 만들고 있다’고 꾸짖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해 "가난한 국민을 위한다고 한 일이 경제를 망쳐놨다. 소득 주도 성장도 한심한 정책이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서 "문 대통령이 자랑할 게 있으면 나타나고 없으면 숨는다. 국민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진영을 위해 권력을 잡은 거다. 애국심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자화자찬 못 한다. 아직도 부족하고 할 일이 많다고 말하지. 또 통합하겠다더니 국민을 두 쪽으로 갈라놓지 않았나. 겪어 보니 정의의 가치도 모르는 지도자였다"라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자신을 향해 "이래서 오래 사는 게 위험하다"라고 인신공격한 박원순 유족 측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 말았다"면서 오히려 자신을 두둔한 딸을 꾸짖었다며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김 교수 딸은 박 전 시장 측 변호사를 향해 "비판이나 시비는 당연하지만 인신공격은 말아달라"라며 "나와 생각이 다르면 다 나쁜놈이다 하지 마시고 생각이 다른 상대방의 마음도 좀 헤아려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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