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전문 e커머스 기업인 실리콘투의 공모주에 기관투자가 자금 약 43조원이 몰렸다. 경쟁률이 1400 대 1을 웃돌 정도로 치열한 매수경쟁이 벌어졌다.
실리콘투는 지난 9~1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기관 1395곳이 참여해 약 43조원의 주문을 넣었다고 13일 밝혔다. 경쟁률은 1437 대 1이었다. 참여 기관 중 97.3%가 희망 공모가격(2만3800~2만7200원) 최상단 이상으로 주문을 넣었다.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 비중은 적었다. 참여 기관의 8.4%가 짧게는 15일, 길게는 6개월 동안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확약을 걸었다.
실리콘투는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공모가격을 2만7200원으로 확정했다. 전체 공모규모는 449억원, 공모 직후 시가총액은 2727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물류창고 구매, 신규 해외법인 설립, 유망 기업 지분 매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관들은 실리콘투의 가파른 성장세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설립된 실리콘투는 반도체 유통사업을 하다가 2021년부터 판매 대상을 화장품으로 바꿨다. 한국 기업들로부터 화장품을 직매입해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 한국 화장품 역직구몰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을 통해 전 세계 110여개국에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와 캐나다 아이허브, 일본 라쿠텐 등 해외 1000여개 유통업체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의류와 음식료 등으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소비 증가에 힘입어 최근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매출 993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매출 625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거두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친 실리콘투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이번에 모집할 주식을 총 41만3500주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할 수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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