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조용기 목사 소천…향년 86세

입력 2021-09-14 08:39   수정 2021-09-14 11:44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해 세계 최대 교회로 키워낸 조용기 목사가 14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 목사가 이날 오전 7시 13분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부인 고(故) 김성혜 전 한세대 총장은 올해 2월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희준·민제·승제 세 아들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베다니홀에 차려졌으며, 오는 15일 오전 7시부터 조문할 수 있다.



고인은 1936년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태어났다. 조 목사가 처음 복음을 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폐결핵으로 사망선고를 받고 병상에 머무를 때 누나 친구로부터 처음 복음을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1956년에는 하나님의성회 순복음신학교에 입학했고, 1958년 신학교를 졸업한 뒤 그해 5월 18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시초인 천막교회를 세웠다.



이후 교회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1970∼80년대를 거치며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장을 거듭했고, 교인 7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교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1988년부터 고인은 일간지 국민일보를 설립해 기독교 목소리를 사회에 전파했다. 예수를 믿으면 영혼 구원과 부자 되는 물질 축복, 건강 축복까지 받는다는 조 목사의 ‘3박자 구원론’이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낸 영향이 컸다. 카리스마적인 설교에 더해 서울 지역을 20개 구역으로 분할한 뒤 평신도 여성들을 구역장으로 임명하는 등 혁신적인 교회 운영도 한 몫 했다. 다만 3박자 구원론이 성서적 근거가 없다는 교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 목사는 2008년 5월 당회장직에서 물러나 이후 원로목사로 활동했다. 상당수 대형교회 설립자들이 담임직을 자식에게 세습하는 것과 달리 당회장을 이영훈 목사에게 물려줘 호평을 받았다. 은퇴 후에는 영산조용기자선재단에서 행복나눔운동을 펼쳐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경제적·의료적으로 도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인이 사실상 막후에서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쳤으며, 가족들이 관련 단체를 통해 교회를 사유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조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31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등으로 기소돼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형을 선고받은 일도 있었다.

장례예배(천국환소예배)는 18일 오전 8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한국교회장으로 치러진다. 하관예배는 당일 오전 10시 장지인 경기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국제금식기도원 묘역에서 있을 예정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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