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브아르' '유셉트', 미용필러·관절염 치료제…中·日로 영토 확대

입력 2021-09-14 15:20   수정 2021-09-14 15:31


LG화학이 미용 필러 ‘이브아르’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셉트’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브아르는 중국에서, 유셉트는 일본에서 각각 25% 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사로잡은 이브아르
중국의 미용 필러 시장 규모는 연간 6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 시장에서 LG화학 점유율은 25%로 1위다. 2013년 중국 시장에 두 번째 해외 브랜드로 진출한 지 3년 만에 1위 자리를 꿰찼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마케팅과 뛰어난 제품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이브아르가 진출하기 전만 해도 중국 미용 필러 시장은 저가와 고가 제품으로 쪼개져 있었다. 저가용 시장은 현지 업체들의 텃밭이었다. 낮은 인건비로 찍어낸 저가 제품이 즐비했다. 고가용 시장은 유럽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었다.

LG화학의 선택은 중가였다. 얼굴에 직접 맞는 제품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저가 전략을 버렸다. 중국 내 필러 시술 가격이 국내 평균 시술가보다 서너 배 높은 점도 고려했다. 중산층 이상이 이브아르의 주고객인 만큼 굳이 저가 전략을 펼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출시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가 됐다.

의사와 일반 소비자 마케팅을 이원화한 것도 이브아르 돌풍에 한몫했다. LG화학은 수년간 필러 시술이 낯설었던 중국 의사들을 상대로 경험 많은 한국 의사를 초빙해 시술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시행했다. 또 중국 SNS 유명인인 ‘왕훙(網紅)’을 섭외해 일반인에게 이브아르 체험기를 전파하는 등 소비자 마케팅도 지속 강화했다. 여기에 시술 고객의 입소문까지 퍼지면서 중국에서 이브아르는 ‘필러의 대명사’가 됐다.

LG화학은 기존 제품의 탄성 및 점성 등을 개선한 프리미엄 브랜드 와이솔루션을 중국에 추가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시장에선 현지 임상 데이터 기반의 학술 마케팅을 강화하는 식으로 수출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일본 류머티즘 시장도 잡았다
LG화학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성분명 에타너셉트)의 주무대는 일본이다. 유셉트는 화이자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일본 첫 바이오시밀러다. 올 1분기 유셉트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엔브렐을 포함, 동일 성분 의약품을 한 시장으로 볼 때 30% 중반 수준까지 올라왔다. 5개 제품이 경쟁하는 이 시장에서 환자 세 명 중 한 명이 유셉트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2018년 6월 출시된 유셉트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첫해 5%에서 이듬해 18%, 2020년 30%로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유셉트가 일본에서 출시된 엔브렐의 첫 바이오시밀러란 점이 점유율 확대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산정특례가 적용돼 약가의 10%만 부담하는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는 류머티즘관절염이 일반질환으로 분류돼 약가의 3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일본에선 엔브렐을 투여하던 환자가 약가가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면 매달 약 10만원을 아낄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첫 바이오시밀러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고 자가투여 편의성을 극대화한 펜 제형 제품 처방 확대로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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