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을 늘리는데 니켈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올해 2월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머스크는 이런 우려 때문에 철 함량이 높은 배터리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다섯달 뒤인 올해 7월 호주의 BHP와 니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으로 테슬라가 확보한 니켈은 1만8000t. 전기차 배터리를 연간 45만개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니켈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테슬라뿐 아니다. LG화학도 니켈 확보 전쟁에 뛰어 들었다. 세계 광물 기업들은 니켈 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베팅하고 있다. 자연히 니켈값은 요동쳤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t당 2만달러를 넘어섰다. 브라질 발레(VALE), 호주 BHP(BHP), 영국 리오틴토(RIO) 등 3대 니켈주의 가치는 430조원에 이른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다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구리 코발트 리튬 니켈 사용량이 많아지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2340메트릭톤이었던 세계 니켈 수요는 2040년 최대 6265메트릭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니켈은 같은 기간 81메트릭톤에서 3352메트릭톤으로 400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선 2040년까지 리튬 수요가 지금보다 42배, 코발트 21배, 니켈 19배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 북부 광산을 소유한 노론트를 인수하기 위해 BHP와 와일루메탈은 '니켈 전쟁'에 뛰어 들었다.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노론트 지분 24.4%를 보유한 와일루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올해 5월 와일루가 주당 0.315캐나다달러에 노론트를 인수하는 제안을 한 뒤 7월 BHP는 입찰가를 주당 0.55캐나다달러로 올렸다. 이후 와일루는 주당 0.7캐나다달러로 BHP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했다. BHP의 추가 베팅으로 노론트의 입찰가는 주당 0.8캐나다달러까지 올랐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들도 니켈 확보에 한창이다. 테슬라는 BHP, 캐나다 발레, 뉴칼레도니아 트라피구라 컨소시엄으로부터 니켈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LG화학도 지난달 호주 퀸즐랜드 북부의 광산을 통해 6년 간 니켈을 공급받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지난해 초 13달러에 거래되던 발레 주식(VALE)은 올해 6월 22.68달러까지 치솟았다. 13일 종가 기준 18.08달러로 다소 주춤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1년 뒤 평균 주가가 26달러로 43.81%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2분기 기준 미 헤지펀드 31곳이 발레 주식을 보유했다.
니켈 관련 회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곳은 BHP다. 13일 종가 기준 1501억7000달러(약 175조7500억원)다. 18개 헤지펀드 선택을 받은 BHP의 주가는 61.09달러, 1년 뒤 목표주가는 평균 25.2% 오른 76.47달러다.
시총 1209억1000만달러인 영국 리오틴토(RIO)도 3대 니켈 기업으로 꼽혔다. 13일 종가는 73.78달러다. 애널리스트들은 1년 뒤 평균 주가가 50.2% 오른 110.82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의 슈니처스틸(SCHN), 미 ATI, 러시아 메첼(MTL), 미 마테리온 쿠퍼레이션(MTRN), 남아프라키공화국 시바이예스틸워터(SBSW), 미 헤인스인터내셔널(HAYN), 캐나다 폴리멧마이닝(PLM) 등도 미국 10대 니켈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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