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들어서는 생활숙박시설 ‘서면 푸르지오 시티 시그니처’는 전날 평균 594 대 1 경쟁률로 마감했다. 최고 경쟁률은 3781 대 1로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 수준이다. 지난달 충북 청주 흥덕구 가경동에 분양한 생활숙박시설인 ‘힐스테이트 청주 센트럴’ 역시 86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억대 웃돈이 붙은 곳도 나온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전용면적 111㎡ 기준 최고 1억5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상 15층, 총 876실(전용 49~111㎡)로 지어질 이 단지는 분양 당시 평균 657 대 1, 최고 60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활숙박시설은 이른바 레지던스로 불리는 비주거시설이다.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라 숙박시설이지만 취사, 분양, 주민등록 신고 등이 가능해 아파트나 오피스텔과 비슷하게 운영돼 왔다. 정부가 지난 5월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주거 사용을 원천차단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지만 투자 수요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시설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돼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전매 제한이 없어 계약금 10%만 낸 뒤 즉시 분양가에 웃돈을 얹어 팔 수 있다.
생활숙박시설과 도시형생활주택은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아 시세를 웃도는 수준에 분양되는 곳도 많다. 이 때문에 묻지마 청약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시세 하락 시 가격 방어가 어렵다”며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분양받은 청약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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