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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의 부동산(Real Estate) 섹션에는 미국 전역의 다양한 럭셔리 하우스들의 매매 소식이 올라온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수백평짜리 맨션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저런 곳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실제로 이런 주택들을 누가 매매했는지도 기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다.
작년 8월에는 콜로라도주 이글 카운티에 있는 베일(Vail)이라는 작은 마을의 산속 별장 한 채가 5725만달러(약 670억원)에 거래되어 화제였다. 집을 매수한 사람은 인스크립타(Inscripta)라는 바이오테크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케빈 네스(Kevin Ness)라는 사람이다. 과학자들을 위한 DNA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그의 회사는 작년 여름 시리즈D 라운드 펀딩에 성공하였으며 지금까지 총 2600만달러(약 30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하여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같은 콜로라도주의 아스펜(Aspen)이라는 마을에 위치한 700평 규모의 맨션이 7250만달러(약 850억원)에 거래되었다. 매수자는 캐나다 프로 하키선수 출신의 창업가인 패트릭 도비지(Patrick Dovigi)로, 그의 자산가치는 2017년 기준 10억8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18년 캐나다 100대 부자 리스트에서 97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과 안락한 휴가를 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집을 사지 않고 비싼 호텔이나 리조트를 예약해도 된다. 집을 한 채 더 살 때마다 발생하는 각종 세금과 부수적인 비용들을 생각하면, 부자들이 단지 안락한 휴가를 보낼 곳을 마련하고 싶어서 1년에 고작 한두 달 머물까 말까 한 집을 추가로 구매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부자들은 주변에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러 궁전 같은 집을 사 모을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갈수록 확산되는 고가 부동산 투기 열풍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이 와중에 각국의 중앙은행은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0%까지 낮춰놓았다. 그러니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당연히 바닥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금융권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2020년 초부터 일제히 연 0%대로 내려갔다. 미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표적인 대형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정기예금 금리는 겨우 연 0.01~0.05% 수준이다. 가뜩이나 화폐의 구매력 감소로 현금성 자산 가치가 절하되는 마당에 은행 이자마저 바닥 수준이다보니, 부자들은 인플레이션 대비 자산가치를 보전할 수 있는 대안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부자들이 굳이 높은 세금과 부수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명 휴양지나 인구 밀집지역에 고가 부동산을 사는 이유는 자신들의 자산가치를 유지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블랙록 같은 기관이 시장에서 매물을 싹쓸이하면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기 때문에 일반 중산층 국민들은 집을 살 기회가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엄격한 대출 규제까지 있는 나라의 경우, 현금 가용 능력이 부족한 중산층이 빠르게 달아나는 집값을 따라잡을 방법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한 나라의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수록 부자와 서민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이유이다.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자산이 없는 중산층은 더욱 가난해지게 된다.
정부의 몰수로부터 안전한 유일한 자산은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이 담긴 지갑의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본인이 직접 보유하고 있다면 정부를 포함한 그 누구도 내 자산을 허락 없이 가져갈 수 없다. 게다가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에 비해 매우 간단하고 저렴하다. 재산세를 낼 필요도 없고,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으며, 의무 보험에 가입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특성을 일찍이 알아챈 일부 기업가, 기관 투자가, 스포츠 스타들은 이미 비트코인 매수 행렬에 동참한 상태다.
또한 비트코인은 큰 액수의 현금이 없어도 살 수 있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친 중산층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현재 업비트 거래소 기준으로 비트코인 매수 가능 최소 금액은 5000원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표현대로, 매일 커피를 사 마실 돈 5000원을 아껴서 비트코인을 사면 어떻게 될까? 물론 비트코인은 현금 창출 능력이 없으므로 복리 효과는 없겠지만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구매력 감소를 방어할 대체투자처를 천천히 확보하는 셈이다. 마치 부자들이 가치가 하락하는 현금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부동산으로 '교환'하는 것처럼, 중산층 국민들도 이제는 가용 가능한 현금을 부동산보다 더욱 안전한 자산으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비트코인을 단기가 아닌 장기로 투자하는게 더 좋은 이유다. 단기 변동성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적립식 매수하는 방식으로 장기 투자할 때 비트코인은 좋은 대체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 부동산 가격도 2000년 이후로 30~50% 정도 가격이 폭락한 시기가 두 번 있었다. 이 시기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저가에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들은 아마 지금쯤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누군가에겐 저가 매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다.
비트코인은 부자와 중산층 모두에게 좋은 대체투자 자산이다. 멈출 줄 모르는 화폐 공급 때문에 끊임없이 오르는 자산가격 상승, 그리고 이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는 투자 행위를 범죄시하는 사회의 인식으로부터 나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탈출구이다. 만약 아직 의구심이 든다면 내일부터 당장 커피값 5000원부터 아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부자들이 왜들 그리도 다주택자가 되려 하는지 몸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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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은행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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