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에서 열린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는 오 후보자의 남편이 직원 성추행을 저지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변호를 맡은 이력이 논란이 됐다. 야당은 오 후보자의 남편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시장을 했던 창원시 제2부시장에 지원한 것을 두고도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 후보자가 과거 성범죄 연구와 젠더법 연구회 활동을 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오거돈 성범죄는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현재 재판 중이기는 하지만 만약 권력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렇게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배우자가 속한 변호인단에서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진료기록) 재감정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피해자는 2차 가해라고 반발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 2차 가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어 제가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법원에서 피해자 2차 가해 부분에 유의해서 증거조사를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양 의원은 "남편이 오거돈 변호인단에 포함된 이유는 딱 한가지"라며 "판사와 사법연수원 동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적절하지 않다"며 "후보자는 남편에게 변호인 사임계를 제출하라고 하겠나"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남편이 판단할 영역이며 제가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남편이) 민주당 소속이 시장을 했던 창원에서 부시장 자리에 지원했다"며 "(이외에도) 오 전 부산시장 성추행 변호인도 선임됐다. 연이은 행적을 보면 배우자는 상당히 정치 편향적으로 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배우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 그 직은 정치로서 하는 직업이 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 전 시장 변론은) 나중에 알았다"고 답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판사가 퇴직발령이 나기 전에 이렇게 정무부시장 자리에 지원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판사의 정치적 중립에 큰 문제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나"고 질타했다.
오 후보자는 "주의깊게 살피지 못한 점은 죄송하지만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직서가 그렇게 늦게까지 수리가 안 될지 예상을 못했다"고 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청문회에서 거듭 제기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에게 "손 검사가 9월13일 본인의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했다"며 "현재 고발장 초안이 굉장히 중요한 증거로 보이는데 전달경로로 지목받은 텔레그램을 중간에 삭제한 것에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아직 SNS계정 삭제는 실무적 사례를 들은 기억이 없다"며 "새로운 판단영역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현직검사가 고발장을 대신 작성해 여당 정치인을 고발해달라고 하고, 관계자들이 거짓말을 일삼는 사건을 본인이 배당받았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오 후보자는 "법관들은 모든 사건을 볼때 처리기준을 달리하지 않는다"며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법적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답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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