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러브콜' 쏟아진다…'몸값 10배' 껑충 뛴 이 기업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1-09-15 14:39   수정 2021-09-15 15:45

≪이 기사는 09월15일(05: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더블유씨피(WCP)가 기업가치를 2조3000억원으로 평가받으면서 2년 만에 몸값이 10배가량 뛰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가 보유한 WCP의 CB(전환사채) 지분 10%를 230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15일 노앤파트너스는 DS자산운용,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한양증권, KB증권 등 총 9개 기관투자가들과 2300억원 규모의 CB 매각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일부 기관은 지난주에 계약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이번주 내로 계약을 마치기로 했다. 매각 자문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이들이 투자한 지분은 총 10%다. DS자산운용이 700억원,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공동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 총 880억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한양증권이 300억원, KB증권이 150억원, 아주IB투자가 150억원, 글로벌원자산운용과 하랑기술투자가 120억원 등 총 2300억원어치를 샀다.

노앤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본입찰을 통해 적격 예비 인수 후보로 선정된 10여곳으로부터 목표 매각 물량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응찰 받았다"며 "애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10%를 매각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노앤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던 32% 중 22%의 지분을 남겨두게 됐다.

노앤파트너스는 2019년 1490억원어치의 CB를 매입했다. 당시 WCP는 기업가치를 2500억원으로 평가받으면서 총 2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었다.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데 여러 투자자가 몰린 것은 내년 상반기 중 WCP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5년 일본 W-SCOPE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WCP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소재인 분리막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창립자인 최원근 대표가 독자적인 고분자 필름 제조기술을 토대로 제품 개발에 성공해 시장에서 높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이차전지의 폭발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분리막이 이차전지 총 원가의 15~20%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가 각광받으면서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국내에선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그 다음 주자가 WCP로 손꼽힌다.

WCP는 삼성, LG 등에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와 함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2023년에는 유럽 내 생산량이 국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후 미국시장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WCP 관계자는 "기술력은 물론 높은 생산성을 갖춘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경쟁사보다 분리막을 더 얇고 길고 넓게 만드는 독자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WCP는 오는 11월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WCP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5조~6조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더블유씨피의 지난해 매출액은 1118억원, 영업이익은 97억원이었다. 올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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