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진행된 주간운용사 선정 절차에서 삼성자산운용은 입찰가격점수 9.7173, 기술평가점수 81.0978, 종합평점 90.8151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01년 도입된 연기금투자풀 제도는 소규모 연기금과 공공기관 자금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80여 개 기관의 자금을 풀(pool)로 만들어 운용하는 제도다. 관리 대상은 군인연금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복권기금, 수산발전기금 등이다. 연기금투자풀 총 운용 규모(수탁액)는 2002년 1조8829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약 35조원 수준으로 늘었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는 개별 연기금에서 예탁한 자금을 통합 운용하고, 운용 기준에 따라 개별 운용사에 자금을 배정하는 역할을 한다.
주간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이다. 삼성자산운용이 25조원, 올해 4월부터 새로운 복수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10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두 주간운용사의 선정 시기가 다른 건 제도 운용 도중인 2013년에 주간운용사를 복수로 정하도록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번 입찰을 따내면서 삼성자산운용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계속해서 주간운용사 지위를 지키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 제도 도입 이후 첫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뒤 20여 년간 주간운용사를 도맡아왔다.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자존심이 걸린 자리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 보수 수익이 크지는 않지만,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나랏돈’을 한데 모은 연기금풀 자금을 책임지고 운용하는 역할이라 상징성이 크다”고 했다. 사립대 등 민간 기금 운용을 따내기 위한 트랙레코드(운용 이력)도 쌓을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간운용사 자리를 두고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5년부터 여섯 번의 도전 끝에 주간운용사 자리를 따냈다.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주간운용사를 맡았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밀려 수성에 실패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