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심포니와 호흡을 맞출 협연자들은 지난해 예원학교에 입학한 2학년 학생들이다. 협연자들은 전부 금호영재독주회로 데뷔했던 클래식 꿈나무들이다. 국내 김정민(피아노), 손세혁(피아노), 조은서(피아노), 홍석영(피아노), 김수언(바이올린), 조윤서(첼로), 신채린(플루트), 한지연(플루트) 등이 무대에 오른다.
프로 연주자 대신 학생들로 무대를 꾸민 이유는 뭘까. 유망주들에게 무대 경험을 제공하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학생들이 재학 중인 예원학교는 국내 클래식 거장들을 양성해온 클래식 사관학교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등이 이곳을 거쳐갔다.
이전까지 학생들은 예원학교에서 합주를 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코로나19가 퍼진 후 입학한 신입생들에겐 먼 이야기였다. 이들은 입학 후 2년 동안 합주할 기회가 없었다.
협주곡은 예술고등학교 입시과정에는 필요없지만 해외 콩쿠르에선 반드시 연주해야 하는 레퍼토리다.
최영선 밀레니엄심포니 전임지휘자(사진)는 "안그래도 무대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다. 협주곡을 치면서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며 "협연 무대를 겪게 되면 기량이 쑥 오르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서곡과 협주곡, 교향곡으로 전개되는 다른 음악회와는 구성이 남다르다. 협연곡이 시작부터 끝까지 잇따른다. 오케스트라 대신 협연자 중심으로 무대가 꾸며져서다. 프로그램에 실린 작품은 학생들이 쉽게 연주할 레퍼토리들은 아니다. 연습할 필요도 없다. 협주곡은 예고 입시곡으로는 선정되지 않는다.
여덟 학생들은 번갈아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예프 등이 남긴 협주곡을 연달아 들려준다. 제2의 조성진을 꿈꾸는 학생들도 있다. 피아니스트 홍석영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을, 피아니스트 조은서는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을 연주한다. 두 곡 모두 쇼팽콩쿠르 결선용 작품이다.
최 지휘자는 "열 다섯살 학생들이 쉽게 다룰 작품들은 아니다. 프로 연주자에게도 버거운 작품"라며 "리허설 때마다 학생들 실력에 깜짝 놀란다. 어린 아이들이라 연주력이 떨어질 거란 선입관을 버리고 감상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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