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페이스는 애플이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에 제기한 특허무효심판(IPR) 항소심에서 특허 세 건 중 두 건이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고 16일 밝혔다. 퍼스트페이스 측은 “우리의 미국 특허가 유효하다는 현지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항소법원도 그대로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퍼스트페이스는 스마트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국내 토종 스타트업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잠금화면 인증 기술, 잠금화면 연동 광고 등에 대한 특허 5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퍼스트페이스는 2018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애플이 자사 보유 특허 세 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아이폰 5S와 아이패드 5세대 기종부터 적용한 ‘터치 아이디’ 기술이 퍼스트페이스의 특허 기술 세 건을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터치 아이디는 아이폰 홈 버튼 위에 손가락을 올리면 화면이 켜지면서 동시에 잠금이 해제되는 방식이다.
애플은 이에 대응해 2019년 1월 미국 특허심판원에 퍼스트페이스 특허 세 건의 무효를 주장하는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앞서 나온 선행기술과 비교했을 때 퍼스트페이스의 특허 기술이 새롭지 않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미국 특허심판원은 작년 7월 특허 세 건 중 두 건이 유효하다고 결론지었다. 애플이 이에 불복해 항소하자 소송이 CAFC로 옮겨졌다. 결국 이번 판정으로 퍼스트페이스의 특허 두 건의 권리가 두 번이나 재확인된 것이다.
애플은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대법원에서 상고 신청을 받아들일 확률은 3% 정도다. 정재락 퍼스트페이스 대표는 “미국 특허 침해소송의 중요한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만큼 애플이 상고하더라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특허법원으로부터 특허의 유효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만큼 일본에서 진행 중인 특허침해소송에서도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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