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6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겨냥해 “이 지사의 최대 치부”라며 총공세를 폈다. 이 지사를 국정감사에 부르겠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캠프 측도 “도덕성 없는 후보는 본선에서 못 이긴다”고 이 지사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 경선 선두주자인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으로 안팎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수사를 공개 의뢰한다”며 “의혹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문제를 제기한 모든 주체에 책임을 묻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전체 지분을 50%나 가지고 있으면서 3년 동안 1830억원을 배당받았는데, 지분 1%인 화천대유와 지분 6%인 화천대유 소유자 김모씨 및 그 측근들은 총 4016억원의 배당을 가져갔다”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 사업 기획의 핵심 인물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영전해 이 지사 캠프에서 활동 중이고, 과거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상임고문을 맡았다”며 “비리와 특혜, 특권과 반칙의 종합백화점”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무죄 취지 의견을 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의 고문을 맡고 있다는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김 원내대표는 “국감에서도 이 지사는 물론 다수 관련자를 불러 진상조사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도덕성 없는 후보는 본선에서 못 이긴다”고 말했다. 이어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고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결국 어떻게 되었느냐.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현재 감옥에 있다”며 “이걸 되풀이해야 되겠느냐”고 직격했다.
하지만 성남시와 경기도는 국감을 앞둔 야당의 관련 자료 요청을 모두 묵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 요구·감사 권한이 있는 국회에 지방자치단체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법적 의무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김은혜 의원실 관계자는 “통상 자료 요구를 했을 때 제출할 수 없는 사유를 대거나 해명자료를 내기도 하는데, 이번 경우는 아예 답변조차 없다”며 “특히 경기도는 도내 지역지를 통해 ‘국회가 과도하게 자료를 요구해 도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대장동 의혹에 대한 국감에는 부정적이다. 국민의힘이 요청한 증인 신청도 거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무위원회에서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소유자 김씨와 대표·관리이사,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등 1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단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확정된 증인 채택 명단에는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수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른 상임위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발이 이뤄지면 (이 지사를) 피의자로 입건할 의향이 있느냐”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현재 (대장동 관련 의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것으로 안다”며 “제 소관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재명 캠프 총괄 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이 지사라든지 성남시, 또 이재명 캠프 입장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그런 상황에서 성남시에서 어떤 부정행위가 있었다면 그게 드러나지 않을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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