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묵은 물 문제 해결 위해 구미 농산물 구매하는 대구시

입력 2021-09-16 18:20   수정 2021-09-17 16:48


대구시와 기업, 시민들이 추석을 앞두고 대대적인 ‘구미 농산물 팔아주기’에 나섰다. 이웃 도시 간 물 나눠 쓰기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대구시는 다음달부터 구내식당에서 쓰는 쌀(월 1500㎏)을 구미 해평쌀로 바꾼다. 대구와 구미 간의 30년 묵은 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가 손을 내민 것이다. 대구시민은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주기적인 수질오염 사고로 인해 불편을 겪어왔다. 반면 구미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입지 규제로 인해 재산권 제약 등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12일 장세용 구미시장이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활용과 관련해 ‘조건부 수용’이라는 전향적 입장을 밝히자 곧이어 환영 성명을 발표하고 세 가지 약속을 했다. 구미시와 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100억원의 예산을 구미시에 지원하고, 농축산물 직거래장터 등을 통해 인근 농가의 소득 향상을 돕는 한편 구미 5산단 분양 활성화를 위한 입주업종 확대 등 구미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구미 KTX역사 신설도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15일에는 대구 북구 산격종합시장에서 구미 농산물 등 경북 농산물을 직판하는 ‘대구경북상생장터’도 개장했다. 농산물 팔아주기에는 상공계와 기업들도 나섰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과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장터 개장식에 참석해 구미 농민 대표에게 구미지역 농특산물의 적극적인 구매를 약속하는 상생구매의향서를 전달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백화점 등에서 구입하던 추석 선물을 올해는 샤인머스켓 등 구미 농산물로 선정했다”며 “시민과 기업들이 나서서 정을 나누다 보면 서로 간 아픔을 이해하고 상생하는 전기가 마련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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