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는 PGA투어의 대표적인 ‘괴물 장타자’로 꼽힌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실험도 마다하지 않아 ‘필드 위의 물리학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몸집을 키우고 다양한 스타일의 클럽을 시도하면서 뚜렷한 결과를 내놨다. 2018~2019시즌 그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302.5야드였지만 2년 뒤인 2020~2021시즌에는 323.7야드로 늘어났다.
디섐보는 비거리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골프에서 숫자로 자신의 성취를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를 하다 보면 공이 안 좋은 위치에 놓이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상황과 마주할 때가 있다”며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는 것은) 마치 투포환 선수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과 같다. 기존 기록을 깨기 위해 내 안의 잠재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장타를 겨루는 롱드라이브 선수권을 앞두고 디섐보는 ‘손이 망가질 정도로’ 피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손에 잡힌 물집이 터졌지만 의료용 강력 테이프를 붙인 채 연습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PGA투어 선수가 롱드라이브 선수권에 도전하는 것은 디섐보가 처음이다. 그는 롱드라이브 선수권 출전에 대해 “꼭 골프 코스에서만 경쟁할 필요는 없다”며 “나는 내 옆 사람보다 더 빠르게 공을 치길 원한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1 대 1 대결”이라고 설명했다. 디섐보는 “롱드라이브 대회의 분위기는 PGA투어와 완전히 다르다. PGA투어의 환경에 감사하고 존중하지만 롱드라이브 대회는 내가 더 선호하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간 남자 골프 대결인 라이더컵을 치른 직후 곧바로 롱드라이브 선수권에 출전하는 것은 그에게도 상당한 도전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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