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생활가전 생산거점인 창원 LG스마트파크가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빅데이터로 생산 시스템을 관리하고, 로봇이 자재와 완제품을 나르는 최첨단 시설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기업이 스마트공장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다품종 소량생산 트렌드의 확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에너지 30% 절감 기대
LG전자는 16일 창원 LG스마트파크에서 통합생산동 1차 준공식을 열었다. LG스마트파크는 직원 공모를 통해 선정한 창원사업장의 새 이름이다. LG전자는 총 8000억원을 투자해 주방용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기존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프리미엄급 제품인 ‘LG 시그니처’ 냉장고, 일반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은 이날 가동을 시작했다. 개별 건물에 분산됐던 제품별 생산라인을 하나의 생산동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나머지 3개 라인은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통합생산동 건설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총동원됐다. 지능형 무인창고와 고공 컨베이어 등의 기술은 이번에 처음 도입했다. 로봇 활용도 확대했다. LG유플러스의 ‘5G 전용망 기반 물류 로봇’을 도입해 로봇이 공장 내에서 자재를 운반하도록 했다. 통합생산동이 최종 완공되면 최대 200만 대 수준이던 기존 창원1사업장의 연간 생산 능력이 300만 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LG전자는 이번 스마트공장 전환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창원 지역 11개 LG전자 협력사의 종업원은 4100명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스마트공장 건설 사업에도 22개 지역 건설사 직원 16만 명이 참여했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 등 첨단 설비들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30% 정도 개선된다는 것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부사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창원을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로 삼겠다”고 말했다.
○거세지는 스마트팩토리 열풍
전문가들은 LG전자처럼 기존 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리모델링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공장 부지를 구하지 않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LG스마트파크와 같은 대규모 생산시설을 지으려면 인허가와 토지 보상, 전력과 용수의 확보 등에만 최소 2~3년이 걸린다. 공장 건설과 장비 반입, 테스트 등에도 1~2년이 필요하다.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에 나선 기업들도 스마트공장 전환에 적극적이다. 생산 품목이 늘면 불량률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기업들의 찾은 해결책은 ‘AI 공장’이다. AI가 생산과 관련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설비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스마트공장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공정이 무인화된 스마트공장은 상주 직원 숫자가 많지 않아 감염병 확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마켓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공장 시장 규모가 올해 801억달러(약 93조8600억원)에서 2026년 1349억달러(약 158조800억원)로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스마트공장 관련 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란 얘기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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