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길어진 부진으로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박성현(28)이 오랜만에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약 4주만에 재개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피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우승상금 21만달러) 1라운드에서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웨스트 린의 디오리건G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카를로다 시간다(31.스페인) 등 공동선두(4언더파 68타) 그룹에 2타 차이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이 대회는 박성현 올 시즌 참가한 LPGA 투어 16번째 대회다. 박성현은 어깨부상 회복이 더뎌지면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공동 32위가 최고성적이고, 10개 대회에선 커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지난 8월 영국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투어 복귀를 앞두고 개인훈련을 하며 샷 감각을 회복하는데 집중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성현은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85%에 그린적중률 61%를 유지했고 퍼트는 28개 적어냈다.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첫 대회에 출전한 고진영(26)도 이날 3언더파 69타로 산뜻한 시작을 알렸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4위로 시즌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올린 고진영은 2년 가까이 지켜온 세계랭킹 1위를 넬리 코르다(22.미국)에게 내어줬다. 그는 AIG 위민스 오픈에 출전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며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도쿄올림픽 이후 한달여만에 나선 대회에서 고진영은 되살아난 샷감을 선보였다. 전반 10번홀(파4)부터 6m의 롱 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를 잡아낸 고진영은 13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이며 두번째 버디를 낚았다. 이후 버디를 3개 더 추가하며 한때 단독 선두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후반들어 6번홀부터 3홀 연속 보기를 범해 선두자리를 내어줬다. 그래도 마지막 9번홀(파4)을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선두권으로 복귀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국선수들이 모처럼 리더보드 상단에 대거 등장했다. 허미정(32)과 신지은(29)이 3언더파 69타를 쳐 고진영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고 이정은(25) 공동 10위(2언더파 70타), 박희영(34)은 공동 15위(1언더파 71타)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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