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가능한 병이 어쩌다가…" 수술 불가능한 대장암 환자 증가

입력 2021-09-21 05:00   수정 2021-09-21 08:17


코로나19 여파로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은 대장암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내시경 검사건수가 줄어든 탓이다.

18일 의료업계에서 따르면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이 최근 대장암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후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 병원을 찾은 환자 비율이 2019년 11%에서 올해 23%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환자의 대장에는 암이 가득차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점을 감안해 스텐트로 종양 일부만 제거해 배변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길을 내거나 장루형성술을 한다. 이런 환자 비율이 2배 늘었다는 얘기다. 대장암은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지 못하면 예후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완전 절제가 가능한 시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원인을 대장내시경 검사건수 감소에서 찾았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해 국내 대장내시경 검사건수는 167만 8016건으로, 2019년 178만 9556건에 비해 6% 감소했다. 김정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내시경 검사를 미루면서 조기치료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을 경우 5년 생존율이 1기 95%, 2기 88%, 3기 74%, 4기 31%다. 4기 생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수술 후 사망률도 0.4%에 불과하다. 전체 생존율은 79.5%에 달한다.

김 교수는 “대장암은 폐암과 달리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예후가 좋은 암"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대장암 검진을 미루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변이 가늘어지거나, 체중이 줄거나, 빈혈 증상이 있거나, 대변에 살짝 피가 묻어나올 경우 대장암 의심증상일 수 있다"며 "이럴 땐 곧바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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