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보수 유튜브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선거 못 이겨"

입력 2021-09-17 15:17   수정 2021-09-17 15:39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보수 유투버’로 대표되는 한쪽 사상으로 당이 기우는 것을 경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존 정치문법을 벗어난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와 ‘당의 분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있는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이준석표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 국민을 바라보면서 당의 노선을 정렬하겠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는 알고리즘을 통해 본인이 보고 싶어할 만한 영상을 추천해준다”며 “알고리즘이 만들어 놓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에서 ‘내 주변에는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 없다’ ‘여론조사는 조작됐다’ ‘부정선거를 심판하라’와 같은 비과학적인 언어로 선거를 바라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정권교체는 요원해진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개혁의 진도를 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중요한 가치와 질서를 대중영합주의와 선동가들 사이에서 굳건하게 지켜내는 것이 보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유통기한이 다 돼가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산업화에 대한 전체주의적 향수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와 30대가 보여줬던 열렬한 지지는 아직 견고하지 못하다”라며 “4번의 선거패배 이후 한번 이겼다고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다면 젊은 세대는 언제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선출직 공직자가 되고 싶은 당원들이 당협위원장을 위한 충성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량 강화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싫어할 국민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정치 커리어’를 위해서도 대선을 이겨야한다는 솔직한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하는 공적인 사유는 차치하고, 이기적인 관점에서도 대선 승리 외에는 제가 더 성장하기 위한 다른 정치적인 지향점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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