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의날’을 맞아 가진 특별대담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 어려웠던 한때를 회상하며 청년들을 위로했다. 임기 동안 아쉬웠던 점으로는 목표로 내세운 ‘소통하는 대통령’의 걸림돌이 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꼽았다.
청년의날은 지난해 시행된 청년기본법에 따라 청년 권리를 보장하고 청년 문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매년 9월 셋째주 토요일로 2회째를 맞은 올해는 지난 18일이 청년의날이었다.
문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특별대담 영상에서 브레이브걸스 리드보컬 민영, 래퍼 한해, 윤태진 아나운서 등과 청년들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이 될 때부터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다”고 언급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전까지는 경호의 벽을 없애고 청년들 손을 함께 잡고 셀카(셀프카메라)를 찍어드리기도 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는데, 코로나 때문에 전혀 할 수 없게 돼버렸다. 그런 부분들이 참 아쉽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청년들 삶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지적에는 “코로나로 인한 고통을 가장 전면에서 가장 먼저 받는, 그리고 가장 무겁게 느끼는 세대가 청년 세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청년들의 책임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 모두,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영상에서 청년 예술인들 상황을 얘기하던 브레이브걸스 민영은 무명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역주행하고 달라진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가장 행복한 것은 당장 내일 할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결과는 막막하고 미래도 안 보였었다. 공감하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자신도 청년 시절 정상적인 취업이 어려워 방황했던 적이 있었다며 공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군부 정권 시절인 1980년 5월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된 적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제적되고 구속돼 복학은 안 되고 꽤 긴 세월 낭인처럼 보내던 때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다시 정상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고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긴 인생을 놓고 보면 몇 년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 없이 선택한 길을 계속 가면 좋아질 거라 스스로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곡 ‘롤린’ 일부를 직접 따라부르기도 했다.
청년 주거난을 거론하면서는 “양질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게 기본이다. 미아리의 조그마한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청년 주택으로 개조한 것이 굉장히 인기를 끌었는데 그런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청년의 고민이 대한민국의 현재이며 청년의 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정부가 청년들의 희망을 뒷받침하면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뛰어난 나라로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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