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괌 지점 개설…美 8개 지역서 영업, 中·베트남 등 급성장하는 동남아로 진격

입력 2021-09-22 15:25   수정 2021-09-23 10:49

DB손해보험은 국내 인구증가율 감소 및 보험시장 성숙화 등에 따라 내수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해외 사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3대 권역을 중심으로 향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당국도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 법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철저한 현지화 위주의 영업 전략
DB손보는 철저한 현지화 위주의 영업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글로벌 영업 구심점은 단연 미국이다. 이미 1984년 괌 지점 개설과 함께 처음 발을 내디딘 DB손보는 이후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본토에도 잇따라 진출했다. 사업 초기 적자가 확대되는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DB손보는 현재 미국 8개 지역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 주택화재보험 등 리테일 영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다른 보험사들이 계열사 물량 위주의 기업 보험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과도 크게 차별화된다.

이처럼 DB손보가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비결로는 한국식 ‘빨리빨리 문화’가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DB손보 관계자는 “미국도 뉴욕 등 대도시가 아니면 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DB손보는 한국 스타일대로 단 하루 만에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전했다.

DB손보는 지난해 뉴욕에 신규 투자법인을 설립하는 등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보유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선택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처럼 선진 시장에서 상당한 경험을 쌓은 DB손보는 이를 기반으로 성장 전망이 밝은 중국 동남아 시장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주요 국가의 보험 시장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아직 낮은 보험 침투율(총수입보험료÷국내총생산)과 문화적 유사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
현지 영업망 구축이 용이하지 않은 이들 지역에서는 단독 진출보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모델을 채택했다. 2011년 2월 지분투자를 통해 중국 칭다오 합자 중개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3년엔 중국 손보사인 안청사 지분(15%)도 매입했다. 2015년에는 베트남 손보업계 점유율 5위에 올라 있던 PTI손해보험 지분 37.3%를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PTI손보는 DB손보 인수 이후 각종 투자 및 노하우 전수 등에 힘입어 현재 업계 3위로 도약했다.

DB손보 관계자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인도차이나반도 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을 거점으로 주변 국가로 영역을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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