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2개 암호화폐거래소의 투자자 예치금은 지난달 말 기준 총 61조7311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원 수는 총 1479만2925명(중복 포함)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사업자 신고의 필수 요건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곳으로, 인지도 있는 주요 거래소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투자자 예치금은 59조3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업비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업비트 예치금은 42조9764억원으로 이 중 원화가 5조8313억원, 코인이 37조1450억원어치였다. 2위 빗썸의 예치금은 11조6245억원이며 원화 1조4400억원, 코인 10조1844억원어치였다. 코인원과 코빗의 예치금은 각각 3조6213억원, 1조1592억원이었다.
이들을 제외한 18개 중소 거래소의 예치금은 2조3496억원으로 조사됐다. 고팍스(7235억원), 후오비코리아(3687억원) 등의 규모가 비교적 컸지만 예치금이 1조원을 넘는 곳은 없었다. 국내 코인거래소 시장이 ‘소수 독식’ 체제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원 수로 봐도 업비트(829만8882명)가 전체 가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빗썸은 310만6385명, 코인원 99만5681명, 코빗은 17만5364명으로 조사됐다. 중위권 거래소 중에는 고팍스(56만608명) 가입자가 가장 많았고, 지닥은 개인 10만여 명 외에 법인 300여 곳도 회원으로 둔 것으로 파악돼 눈길을 끌었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기존 암호화폐거래소들은 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서 제출을 마쳐야 한다. 업비트는 지난 17일 신고가 수리돼 ‘국내 1호 사업자’가 됐다. 빗썸·코인원·코빗은 신고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ISMS 인증만 받고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는 25일부터 원화마켓(원화로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시장)을 운영할 수 없다. 코인마켓(암호화폐로 다른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시장) 등만 제한적으로 열 수 있다. 다만 투자자 대다수가 원화마켓에 익숙하기 때문에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암호화폐업계는 기존 4대 거래소를 포함해 많아야 5~6개 업체 정도만 원화마켓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정식 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로 이용자가 쏠리면서 4대 거래소 예치금이 더 불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원화마켓 폐쇄 등에 따라 투자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부 거래소가 일방적으로 출금을 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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