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오는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에 한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 한도 적용을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이 하원에서 찬성 220명 대 반대 211명으로 통과됐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을 법률로 정한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2019년 정부 부채 상한선 설정을 유보하기로 합의하고 부채 한도 적용을 올해 7월 말로 연기했다. 현재 미 정부 부채는 28조달러 규모로, 부채 상한(22조3000억달러)을 넘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부채 상한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해야 했지만 인프라 예산안을 둘러싼 공방 속에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연방정부는 지난달부터 추가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했지만 그 재원 역시 미국 정부의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다음달 소진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정부의 셧다운과 역사상 최초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해당 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원에서 일반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전체 100명의 의원 중 60명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어 공화당이 반대하면 안건을 가결하기 힘들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은 예산조정 절차를 밟으려 하고 있다. 예산조정은 국가 예산 관련 법안이 제때 처리되도록 단순 과반으로도 상원을 통과할 수 있게 한 절차다. 민주당은 3조50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인적 인프라 투자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도 이 전략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정부 부채 관련 법안과 인프라 지출 법안을 합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법안 일괄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만약 부채 한도 연장이 해당 법안에서 분리되면 정부 셧다운을 피할 임시 지출 법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난구호와 아프가니스탄 지원에 필요한 비용을 쓰는 것은 찬성하지만 법안 일괄 타결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셸비 공화당 상원 의원은 “현 상태에선 부채 상한 관련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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