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페이코가 오는 25일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카카오페이, 핀크 등에 이어 줄줄이 금융당국에 압박에 백기 투항하는 모양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이달 25일 이후 금융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 채널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관련 채널 개편 작업을 진행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카드, 보험 등 금융상품의 상세 정보를 NHN페이코 플랫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서비스 채널 개편을 추진한다. 금융상품의 이름만 표시하고, 세부적인 상품의 정보는 판매 금융사 홈페이지에 접속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빅테크·핀테크 금융플랫폼이 이번 주까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는 서비스를 개편하지 못하면 서비스를 중단토록 한다고 밝혔다. 영업 행위의 대부분을 '광고'가 아니라 '중개'로 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영향이다. 온라인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적용해야 하는 설명 의무 가이드라인은 내년 5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핀크도 '보험 추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서비스 개편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핀크는 2019년 8월에 선보인 해당 서비스가 금소법 관련 위배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금융당국에서 관련 제도를 마련할 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핀크는 여러 금융기관과 제휴를 맺고 제공 중인 예적금, 증권, 카드, 대출 등의 각 서비스에 대한 제공 주체와 안내 사항을 명시하고 광고 및 중개 여부를 명확하게 표시할 예정이다. 추가로 상품명과 서비스 제공 방식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국내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던 운전자 보험, 반려동물 보험, 해외여행자 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 운전자 보험과 반려동물 보험, 메리츠화재의 운동 보험과 휴대폰 보험, 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공하던 해외여행자 보험 판매가 중단됐다. 아울러 리치앤코 소속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하던 '보험 해결사' 서비스도 잠정 종료됐다. 오는 24일에는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중단한다.
펀드 투자 서비스 채널도 '카카오페이증권이 모든 서비스의 운영 주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했다. 카카오페이 내 펀드 상품 선택 시 판매·중개 주체가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한 카카오페이증권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가장 먼저 보이도록 했으며, 각 펀드 상품을 선택하면 서비스 제공 주체가 카카오페이증권이란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투자가 진행되도록 채널을 개편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지 못하면 오는 24일부터 유관 서비스가 중단되는 만큼, 이번 주 국내 핀테크 업체의 서비스 개편 작업 또는 중단 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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