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악재' 끄고 8% 뛴 LG화학, 시총 5위 탈환

입력 2021-09-23 17:57   수정 2021-09-24 01:47

2차전지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악재로 꼽혔던 화재 문제가 일단락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연말 수주와 공급 확대 이벤트가 계속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는 우호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LG화학은 8.42% 오른 7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우선주 제외) 자리에 다시 올라섰다. 이날 엘앤에프(5.50%), 후성(3.50%), 에코프로비엠(2.75%), 일진머티리얼즈(1.46%) 등 2차전지 소재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더그 팍스 GM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이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LG화학과의 배터리 생산 재개를 밝힌 영향이 컸다. 배터리 화재 문제는 그동안 LG화학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LG화학 목표주가를 134만원으로 제시했다. 화재 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이유 등이다. 국내 증권사의 최고 목표주가(120만원)보다도 높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2.29% 올랐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발주한 아이오닉7 배터리 물량을 SK이노베이션이 전량 수주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아이오닉7은 20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호재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 1일자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SK배터리가 신설되면 수주 확대나 합작법인(JV) 설립 등의 이벤트가 나올 수 있다. 분리된 법인이 글로벌 자동차사와 배터리 JV를 설립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주주 가치 제고 방안 발표도 나올 수 있다.

이날 삼성SDI는 0.83% 올랐다. 물적 분할 이슈가 제기된 뒤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반박했지만,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투자금 확보를 위해 고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슈로 보고 있다. 삼성SDI가 다른 배터리 생산업체 대비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커졌다. 삼성SDI도 이를 의식해 올해 미국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투자 발표가 호재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투자는 그동안 주가에 반영돼 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투자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차익실현 기회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다. 삼성SDI는 그동안 순수 배터리주라는 이유로 다른 배터리 업체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인정받아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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