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업체들, 희토류 10% 쥔 호주 아라푸라에 러브콜

입력 2021-09-23 17:56   수정 2021-09-24 00:57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 아라푸라리소시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라푸라는 호주 북부에서 세계 희토류 수요의 10%를 캐낼 수 있는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놀란스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에는 10억호주달러(약 8538억원)가 투입됐다. 피터 셰링턴 아라푸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 업체에 희토류를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며 “양과 가격을 논의 중이며 올해 안에 계약을 매듭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희토류는 리튬·니켈·코발트와 함께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로 꼽힌다. 전기차 한 대에는 평균 3㎏의 희토류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희토류 양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예컨대 전기모터는 희토류 양을 줄이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테슬라도 초기에 희토류가 적게 들어가는 인덕션 모터를 사용했다가 중형 세단 모델3를 내놓으면서 영구자석이 들어간 모터를 쓰기 시작했다. 영구자석을 활용한 모터는 희토류가 많이 들어가지만 효율이 뛰어나다.

세계 희토류 공급 물량을 중국이 쥐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생산의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BMW 폭스바겐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중국 이외의 희토류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가 호주 희토류 채굴업체 라이너스에 텍사스주 희토류 처리시설 설립자금 3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된 아라푸라 주가는 이날 장중 전날보다 24% 급등한 0.18호주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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