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호텔 대기업들이 위탁 운영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몸집을 가볍게 하며 리스크를 줄이는 체질 개선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탁 운영은 호텔사업의 주체가 호텔 기업이 아니라는 점이 임대 운영과 다르다. 건물만 직접 소유가 아닐 뿐 임대 운영 방식은 기본적으로 직영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서울 우이동에 문을 연 파라스파라서울이 대표적인 위탁 운영 방식이다. 이 호텔의 소유주와 운영사는 부산 기반 건설사인 삼정기업이며 직원도 삼정기업 소속이다.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을 도와주는 컨설팅을 맡았다. 조선호텔은 그 대가로 매출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해외에서도 국내 호텔의 위탁 운영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6월 임시 오픈한 베트남 다낭의 신라모노그램은 현지 탄콩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에 신라호텔이 브랜드와 직원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신라호텔은 미국 새너제이에도 위탁 운영 방식으로 신라스테이를 열기로 했다. 롯데호텔도 2025년께 베트남 하노이에 시그니엘 브랜드를 수출할 예정이다.
위탁 운영 방식이 주목받는 것은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위탁 운영은 호황기에 얻는 수익이 직영·임대 방식에 비해 적을 수 있지만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사업에 진출한 기업 입장에선 유력 호텔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 롯데 신세계 등이 운영을 맡으면 투자자 모집 등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며 “호텔 대기업들에 위탁 운영 제안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호텔 기업들의 실력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위탁 운영은 인터컨티넨탈, 힐튼 등 글로벌 호텔체인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국내 호텔들이 해외에서 위탁 운영을 맡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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