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흑인 영화의 개척자 멜빈 반 피블스가 간밤 맨해튼의 자택에서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숨을 거뒀다.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는 흑인들의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천 마디의 말보다 사진이 더 가치 있다면 영화는 어떤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반 피블스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1932년 8월 21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반 피블스는 오하이오 웨슬리언 대학교에서 문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57년 루스 베른하르트가 촬영한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첫 번째 책 '빅 하트'를 출판하며 작가로서 경력을 쌓았다.
할리우드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그는 유럽으로 여행하던 중 프랑스에 정착했고, 500프랑(약 63만 원)에 첫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1968년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편 영화 '
더 스토리 오브 어 3-데이 패스'(La Permission)을 제작했다. 이 영화가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귀여운 스윗백의 난폭한 노래'(Sweet Sweetback’s Baadasssss Song)를 내놓으며 반 피블스는 흑인 영화계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영화는 유곽에서 일한 한 소년이 인권운동을 하는 흑인을 구타하는 백인 경찰을 구타한 후 히치하이킹을 하며 도망치는 과정을 담았다.
1971년 개봉된 이 영화는 당시 독립영화로서 역사상 가장 큰 수익(1500만 달러)을 올렸다. 이 가운데 흑인 관점으로 빈민가의 착취적인 삶, 인종 차별, 이념 갈등 등을 그려내 사회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반 피블스는 "지금껏 영화 속 흑인은 주류 앵글로색슨의 시선으로 다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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