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원스톱 대출 서비스로 대박…상장 후 주가 12배 뛴 업스타트

입력 2021-09-24 17:27   수정 2021-09-25 00:27

대출을 받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직업, 신용도 등 많은 답이 머릿속에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복잡한 서류를 마련해 제출한 뒤에도 은행이 대출심사를 완료하기까지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깐깐한 대출 장벽을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한 회사가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업스타트홀딩스(티커 UPST)다. 업스타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출 신청부터 심사, 승인,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다. 금융 소비자와 은행 사이에서 AI 기술로 ‘시간’이라는 장벽을 허물었다.

구글 출신이 만든 대출 서비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 본사를 둔 업스타트는 정보기술(IT) 업계 베테랑들이 세운 회사다. 공동 창업자 3명 중 2명이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다. 데이브 지로아드 업스타트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엔터프라이즈 부문 사장을 지내면서 10억달러 규모 클라우드 앱 사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공동 창업자들은 전통적인 대출 개념을 깨는 사업을 구상했다. 은행들이 복잡한 서류를 오랫동안 검토하지 않고도 AI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에게 대출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대출을 신청한 사람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스타트는 AI 시스템을 통해 대출과 관련한 1600여 개 변수를 따지고, 파트너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900만 건에 달하는 상환 사례에서 취합한 150억 개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기존 은행에서 높은 이자를 주고 대출을 받아온 사람들을 돕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인의 80%는 개인 파산 경험이 없다. 하지만 미국인의 48%만 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적용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은행들이 대출할 때 적용하는 신용평가 점수가 급변하는 환경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지 못해서다. 업스타트는 AI 알고리즘으로 이들을 위한 새로운 대출 생태계를 만들었다.

업스타트의 사업 모델은 이렇다. 소비자들이 웹사이트나 앱에 자신의 소득 정보, 금융 거래 내역을 입력하면 AI가 이들의 신용도와 개인 정보 등을 토대로 대출 상품을 추천한다. 업스타트는 은행으로부터 상품 추천과 AI 플랫폼 이용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업스타트 전체 매출의 97%에 달한다.

업스타트는 개인신용 대출 시장 외에 자동차 대출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 클라우드 기반 자동차 소매업체 프로디지소프트웨어를 인수한 뒤 자동차 대출 사업을 본격화했다. 업스타트는 앞으로 학자금 대출, 주택담보 대출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1년 새 매출 10배 증가
업스타트는 2020년 12월 16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첫날 26달러로 거래가 시작된 업스타트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해 최근 330달러를 돌파했다. 9개월여 만에 1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최근 1년 새 매출도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1억94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3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1140만달러) 대비 3배 넘게 늘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다. 파트너십을 맺은 금융사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작년 9월만 해도 제휴 은행이 단 10개이던 업스타트는 현재 25개 은행과 협력하고 있다. 업스타트를 통한 대출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대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배 늘었다. 개인신용 대출 시장보다 6배가량 큰 자동차 대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주가에 호재로 평가받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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