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가 지역 택시업계와 협업해 ‘착한 호출 앱’ 수원e택시를 지난 4월 15일 내놨다. 출시 5개월이 지난 현재 기사도 승객도 ‘윈윈’하는 수원의 히트상품으로 자리했다.
15년째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박기영 씨(66)는 매일 아침 7시 첫 운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휴대폰에서 호출 앱을 켠다. 예전에는 종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찾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손님의 콜을 받는 방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다수의 호출 앱 중에서 박씨가 가장 먼저 활성화한 것은 수원e택시다.
그는 “수원e택시는 개구리 모양 수원이를 지도에 옮겨 놓으면 출발점이 잡히는데, 다른 호출 앱보다 위치가 정확해 호출 손님을 찾기가 수월한 편”이라며 수원e택시의 홍보도우미 역할을 한다. 수원e택시는 이용 시민에게도 자동결제 금액의 2%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줘 택시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원시는 수원e택시 도입으로 11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0원의 호출비를 내고 사용하는 시민을 절반 수준으로 가정할 때 2억여원 이상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는 것이다. 또 기존 정보기술(IT)기업 앱에서 9만9000원 상당의 멤버십에 가입했던 택시기사를 30%로 가정하면 9억7000만원 상당의 가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택시 종사자들의 어려움은 날로 심해지고 있었다. 코로나19로 통행량이 줄어 극심한 불황에 빠졌다. 수원시 운수종사자의 소득은 2019년 1263억원에서 2020년 987억원으로 21.9% 감소했고, 종사자 수도 최근 2년간 1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는 2018년부터 택시산업 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상을 구체화해 택시 호출 앱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2019년 초, 통합 택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수원지역 택시업계의 건의를 적극 수용해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수원시는 여러 시·군의 실패 사례를 거울삼아 택시 호출 앱을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지자체의 앱을 벤치마킹하고, 또 택시업계 종사자 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집중 분석, 택시기사와 승객 등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수원시는 이 같은 노력으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모바일 자동결제 서비스를 호출 앱에 도입해 사용 편의를 높였다. 또 ‘조용히 가고 싶어요’ ‘내비게이션에 따라 이동해 주세요’ ‘급정거·급가속 운전은 싫어요’ 등 선호 운행 옵션을 승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했다.
출시 초기 62.7% 수준이던 하루평균 배차율은 8월 말 현재 73.7%까지 높아졌다. 호출이 집중되는 출퇴근시간대와 심야시간대를 제외하면 배차율이 90%대로 높은 수준이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경기, 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익산, 군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수원e택시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광량 수원시 대중교통과장은 “수원지역 택시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게 추가 보완해 수원e택시가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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