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이 운용하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의 투자대상이 물류 관련 기업에서 기업간 거래(B2B) 및 헬스테크로 변하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비전펀드 2호는 올해 6월말까지 B2B와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기업에 각각 21곳씩 투자했다. 의약·의료 등 헬스테크 기업이 19곳으로 3번째로 많은 투자를 받았다. 투자기업 91곳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B2B와 B2C, 헬스테크 3개 업종에 집중시켰다.
비전펀드 2호는 소프트뱅크그룹이 2019년 1080억달러(약 127조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다. 2017년 1000억달러 규모로 운용을 시작한 비전펀드 1호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관련 예비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1호펀드는 쿠팡, 2호펀드는 야놀자에 투자하는 등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1호펀드는 82개 투자기업 가운데 물류가 14곳으로 가장 많았다. B2C가 12곳으로 뒤를 이었다. B2B 투자사례는 8건에 그쳤다. 2호펀드는 물류 기업 투자를 5건으로 줄이는 대신 B2B와 헬스테크 투자를 크게 늘렸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증한 기업의 디지털화 수요가 B2B 투자를 늘린 배경으로 분석된다. 소프트뱅크그룹이 크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급성장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전펀드 2호가 지난 7월 투자한 호주 스타트업 '고(Go)1'은 엑셀 사용법부터 경영자 연수까지 다양한 기업연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헬스테크 투자는 성장성과 투자대상 다변화를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투자 분야를 다양화하면 경제환경이 급변하더라도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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