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 27일 오후 2시54분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타이거대체투자운용과 NH투자증권이 2500억원을 들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아파트 단지 21개 동, 442가구를 통째로 사들였다. 미국 중산층 멀티패밀리(임대형 아파트) 수요가 꾸준한 만큼 연 7% 초반의 안정적 수익을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고객 등을 대상으로 재매각(셀다운)한 뒤 7년 후 만기가 되면 자산 매도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아파트 단지는 총 21개 동, 442가구 규모로 지난달 초 완공됐다. 인수 자산엔 주택 외에 수영장, 헬스장과 반려견 공원, 바비큐 시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포함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얼바인, 오렌지 카운티 등 인근 고급 주택가 부동산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이 단지가 있는 인랜드 엠바이어 일대가 대체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이 일대에 1980~1990년대 지어져 노후된 곳이 많다 보니 커뮤니티를 갖춘 신축 아파트를 찾는 중산층 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인랜드 엠파이어의 멀티패밀리 평균 임차율은 98%에 달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사태에도 임대료가 12%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LA 도심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올 들어 글로벌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이 주거용 부동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게 투자업계 설명이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등의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멀티패밀리는 오피스빌딩, 소매시설(리테일) 등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분석에서다. 최근 2~3년 새 주택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점도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이유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선 아직까지 투자 사례가 많지 않다. 올 들어 몇몇 자산운용사가 해외 멀티패밀리 투자를 위해 현지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자산 매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임대주택 분야는 해외 투자 네트워크가 취약해 유망한 매물을 찾기 힘든데다 오피스 빌딩 등에 비해 실사 등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