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교육 두 배 이상 확대를…日은 2025년 대입에도 반영"

입력 2021-09-27 17:40   수정 2021-09-28 02:28

“영국은 이미 프로그래밍 언어 두 가지를 고등학교 1학년까지 습득하는 학업 성취 기준을 마련했어요. 국내 정보교육 시수(수업시간)가 전체 교육과정에서 최소한 1%라도 돼야 합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사진)는 27일 ‘인공지능(AI) 강국 코리아로 가는 길’ 웨비나에서 “현행 0.4%인 초·중·고 정보교육 시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국가와 대비해 소프트웨어(SW) 교육 격차가 벌어진 상황 속에서 시수 문제를 방치한다면 국가 디지털 전환 역량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잃어버린 10년’이 SW 교육 현장을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습으로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2015년 이전 교육과정에서 10년 가까이 컴퓨터를 가르치지 않아 일어난 현상”이라고 전했다.

해외 국가들과 비교하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영국은 2014년부터 ‘컴퓨팅’ 과목을 개설했으며 공교육 전 과정에서 주당 1시간씩 교육한다. 일본은 고등학교에서 SW 과목 70시간을 필수로 가르치고, 2025년에는 대학입시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고등학교의 45%가 전문적인 컴퓨터 교육을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시수가 모자라 정보 교사가 순회 강의를 하는 마당”이라며 “지역과 수도권, 지역과 지역 사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격차까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웅열 한국정보교사연합회장은 “상당수 인사가 정보교육 중요성을 ‘상식’이라 말하면서도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시수 확대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에서 정의하는 상식은 ‘행동 근거’가 되는 지식을 말하며, 영어 단어로 공통된 인식(common sense)이란 뜻을 갖고 있다”며 SW 시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도 컴퓨터 교육 확대를 원하고 있다. 지난 4~6월 한국정보교사연합회가 전국 학생 515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AI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51.4%에 달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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