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디지털 지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점점 증가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모바일 뱅킹이 급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의 ‘핀테크 위클리 업데이트’ 자료에 따르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디지털 지갑이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를 대체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디지털 지갑이란 이용자가 한번의 비밀번호 입력이나 생체 인식 등의 방법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는 2025년 신흥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7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렴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문화도 정착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디지털 지갑 확산세가 나타나는 배경이다. 핀테크산업협회는 “르완다와 바레인 등은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경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와 핀테크발(發) 금융혁신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케냐 통신업체 사파리콤의 모바일 머니 서비스 ‘엠페사’는 지난 6월 레스토랑 예약과 택시 호출, 음식 배달, 게임 등 서비스를 탑재한 앱을 선보였다. 버스·기차표 예약, 보험 가입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올해 기준 60% 수준인 케냐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5년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 및 핀테크와 시중은행 사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결제 서비스로 출발했다가 계좌이체 등 모바일 뱅킹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통신기업인 MTN과 오렌지는 서아프리카에서 은행 인가를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핀테크 기업 16곳에 결제 서비스 관련 라이선스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텔레콤의 디지털 지갑인 STC페이는 디지털뱅킹 사업권을 따냈다. 나이지리아에선 지난 3년 동안 오페이, 팜페이, 심페이 등 신생 결제업체들이 탄생했다.
핀테크의 공습에 맞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디지털 지갑을 선보이는 은행들도 발견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의 한 대형은행은 전자 결제와 국내외 송금 등을 지원하는 디지털 지갑을 선보였다. 디지털 지갑 이용자들을 대출과 예금 등 고객으로 이끌어오기 위한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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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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