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게임주는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지난달 초 각각 신작 '오딘:발할라라이징'과 '도깨비'의 인기로 무섭게 성장했지만 주가는 다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7분 현재 카카오게임즈(-1.77%)와 엘앤에프(-2.02%)는 2%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일 기준 시총 2위였던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28일 7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시가총액은 6조4484억원에서 5조638억원으로 1조3000억원 이상이 날아갔다. 한때 카카오게임즈와 시총 3위를 두고 경쟁했던 펄어비스 역시 최근 5~6위를 전전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주가가 이달 들어 약 17%, 11%씩 빠졌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들을 폭등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2위와 3위(28일 종가 기준)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다. 양사가 3년 넘게 집권 중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바짝 쫓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24일 3위로 뛰었다. 이달 중순만 해도 7, 8위에 머물렀지만 테슬라 등을 대상으로 한 양극재 대규모 수주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자 급등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8일 바이오주 에이치엘비를 제치고 2위에 오른 뒤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일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3900원(0.83%) 내린 46만8200원에 마감했다. 2019년 3월 코스닥 상장 이후 12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만큼 차익 실현 매물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2거래일간 무려 52%나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933억원, 25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은 205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엘앤에프도 전 거래일보다 1만3000원(6.7%) 하락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일 동안 30%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가 게임주의 자리를 꿰찬 데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2차전지주를 필두로 하는 '1강 2중'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는 올해 연초 대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섹터인 반면 2차전지 테마는 상승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총 순위에서 2차전지주가 앞서 나가고 그 뒤를 바이오주와 게임주 등이 이을 공산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 모두 신작에 대한 기대감과 인기가 충분히 반영돼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올해 코스닥 시총에서 게임주의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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