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뒤 미래 해양전에 대비하기 위한 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병력 감소에 대비하는 동시에 방위력을 증강하기 위해 무기와 운영체계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도입하는 ‘스마트 네이비’가 핵심 전략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들을 전력화하는 한편, 경(輕)항공모함과 수직이착륙기 등 신형 무기체계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잇달아 무력도발에 나서는 북한의 위협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공세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해군은 이미 AI로 해상 작전의 기본 개념을 바꿔나가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군집 무인수상정’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 기술이 전력화하면 수많은 무인수상정들이 AI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군집을 이뤄 실시간 상황 인지와 고도의 교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바닷속 지뢰인 ‘기뢰’를 제거하는 용도에는 AI 기반의 무인잠수정이 활용된다. 주요 항구의 안전항로 확보, 북한의 공기부양상륙정 등 적군의 수상 침투를 추적하는 것도 용이해진다.
무기체계뿐 아니라 작전 운용 체계도 AI를 기반으로 변화되고 있다. 해군은 향후 해군항공사령부를 창설해 광해역 초계작전과 기동부대작전 등 다양한 해상 항공작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반도 주변 전 해역을 먼 거리에서도 감시·정찰할 수 있는 광해역 해상감시 레이더, 해양 무인체계를 통한 수중 감시체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비창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을 정비현장에 도입해 ‘스마트 팩토리’로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 최초의 항공모함 도입을 위한 준비도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 해군은 수직이착륙기와 해상 상륙헬기 등을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경항모를 2033년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길이 265m 이상의 3만t급 한국형 경항모가 도입되면 현재 해군이 보유한 한국형 구축함들과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들을 통합한 항모 전투단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경항모와 차기 구축함(KDDX) 등을 중심으로 한 기동함대사령부 창설 등을 목표로 하는 부대구조 개편도 추진한다. 2020년대 도입될 해상작전헬기 등을 운영할 수 있는 항공사령부도 여기에 포함된다.
해군은 경항모가 ‘눈앞의 도끼’와 같이 해양권 수호를 위한 우리의 강한 의지를 전달해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해군 관계자는 “경항모는 평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해 압도적 우위 달성을 통해 전쟁의 조기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며 “주변국의 군사활동을 상시 견제할 뿐 아니라 배타적 경제수역(EEZ) 획정이나 해양 관할권, 도서 영유권 갈등이 예상되는 해역에서 우리나라의 의지와 능력을 드러내고 해양 주권과 국가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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