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타트업'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을 직시하세요."
임성준 악어디지털 이사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이공계 여성 채용박람회'에서 "세상에 달달한 스타트업은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임성준 이사는 이날 행사에서 ‘스타트업의 생존전략과 리스크 관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국내 기업들의 창업 후 생존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떨어진다. 창업 1년 차에는 62.7%였던 생존율이 △2년차엔 49.5% △3년차 39.1% △4년차 32.8% △5년차 27.5%로 점진적으로 하락한다.
임성준 이사는 "서류상으로 폐업만 하지 않았을 뿐 직원들의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회사, 성과 없이 근근이 버티는 회사, 정부 지원금으로 살아가는 합법적인 세금 탈루 회사, 페이퍼 컴퍼니 등도 한계까지 간 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스타트업이든 자영업이든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며 “잘못된 창업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지들까지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정신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지속가능경영과 생존가능경영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단적 비용 효율화 △시간 관리 △린스타트업 △루틴 관리 △자금 조달 △정신력(멘탈)과 체력관리 등 6가지 원칙을 지키라는 당부다.
임 이사는 “아낄 수 있을 때 자금을 아껴야 한다. 인건비, 사무실 운영비, 마케팅 비용 등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이사는 주당 100시간을 근무했다고 한다. 창업자는 하루 15시간, 주 6~6.5일을 일해야 한다. 워라밸보다는 워밸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은 창의적으로 멋진 일보다 행정적인 일, 손이 많이 가는 일이 더 많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창업자가 성공할 수 있다"며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면 최소 6개월 이전부터 준비를 하고 투자가 적시에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창업을 하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 것이다. 일을 많이 하려면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관리가 필수다"고 부연했다.
스타트업이 투자유치를 받기 위해 전략을 잘 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종태 AVA엔젤클럽 회장은 “투자를 받고 싶다면 투자자들이 관심 있을 만한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자금을 다시 돌려받는 것(Exit)이다. 자금 회수 가능성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시장성과 사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IR자료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설팅 보고서처럼 작성하면서 투자자가 듣고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써야한다”며 “창업자는 스스로 투자자로부터 공격 받을 부분을 미리 분석하고 스토리 라인을 짜되 투자자가 궁금해 할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사)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가 주관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공학교육학회, 한경닷컴 등이 후원한다. 행사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지속될 예정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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