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주류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를 내놨다. '천연 식품'표기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한국 규제환경에 대한 유럽계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고 있는 2021년도 ECCK 백서 발간 기자회견을 29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ECCK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규제 및 구조적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백서에 포함된 자동차, 주류, 화학, 식품, 헬스케어, 환경 등 총 16 개 산업별 분야의 규제관련 이슈 및 정부에 제시하는 114 여개의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또 백서에 매년 주요 이슈로 언급이 돼는 국내 규제의 국제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그는 "국제 표준화는 외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표준만을 고수하게 된다면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도 함께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ECCK 승용차 위원회 김홍중 위원장(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외협력부 상무)은 전기 및 저공해차 관련 규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기차 및 저공해 자동차의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을 개정할 경우 충분한 사전준비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며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재에 관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용차 위원회 박강석 위원장(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은 친환경 상용차의 도입에 관해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에서의 자동차 최대 너비기준은 2.5m로 규정되어 있지만, 현재 도로 폭 기준에도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유럽 기준인 2.55m이 인정된다면 전기 트럭 및 버스 등 친환경 상용차를 보다 조기에 보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CCK 화학 위원회 조석희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화학규제의 원활한 이행과 준수를 독려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국제적으로 합의된 무역규제환경에 대한 소통 및 투명성을 강화해야 하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기반한 화학산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화학물질 관련 3법과 화학산업 관련 환경안전법규의 중복 규제 및 상호 법률 간 상충되는 부분은 정비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CCK 식품 위원회 위원장 카스텐 퀴메 네슬레코리아 대표는 “‘천연’ 식품 표기 기준 등 일부 식품 관련 규제가 유럽연합이나 미국, 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 국제표준화기구 (ISO) 등 다양한 국가 및 국제 기준에 맞게 완화된다면 산업 전반에 야기하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다양한 가공식품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CCK는 유럽과 한국 간 무역, 상업, 산업적 관계 발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2012 년에 설립했다. 현재 370 여개의 유럽 및 국내외 기업들을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약 5 만여명의 유럽기업인을 대표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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