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류거래 허용해달라"…규제완화 건의 나선 유럽기업들

입력 2021-09-29 16:23   수정 2021-09-29 16:32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계 기업들이 온라인에서 주류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를 내놨다. '천연 식품'표기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한 요청도 있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한국 규제환경에 대한 유럽계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고 있는 2021년도 ECCK 백서 발간 기자회견을 29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ECCK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규제 및 구조적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백서에 포함된 자동차, 주류, 화학, 식품, 헬스케어, 환경 등 총 16 개 산업별 분야의 규제관련 이슈 및 정부에 제시하는 114 여개의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국내 규제, 국제 표준화 필요"
크리스토프 하이더 ECCK 총장은 해외에서 발급받은 예방접종증명서의 수용과 이동의 자유 등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규정 완화를 강조했다.

또 백서에 매년 주요 이슈로 언급이 돼는 국내 규제의 국제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그는 "국제 표준화는 외국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표준만을 고수하게 된다면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도 함께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ECCK 승용차 위원회 김홍중 위원장(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외협력부 상무)은 전기 및 저공해차 관련 규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전기차 및 저공해 자동차의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을 개정할 경우 충분한 사전준비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며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재에 관한 행정절차 간소화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용차 위원회 박강석 위원장(볼보트럭코리아 대표이사)은 친환경 상용차의 도입에 관해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한국에서의 자동차 최대 너비기준은 2.5m로 규정되어 있지만, 현재 도로 폭 기준에도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유럽 기준인 2.55m이 인정된다면 전기 트럭 및 버스 등 친환경 상용차를 보다 조기에 보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류 전자상거래 허용해달라"
ECCK 주류 위원회 위원장 매튜 홈즈 에이이브랜드 코리아 대표이사는 “주류 전자상거래가 전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허용되고 있으나 OECD에 가입된 37개 국가 중 한국 외 다른 한 국가만이 주류 온라인 판매 및 배송을 제한하고 있다”며 “주류 위원회는 주류의 전자상거래를 허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관련업계의 참여 및 민관 협의체 진행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구현 가능한 기술로 구매·수령인의 연령을 확인하고, 책임 있는 음주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ECCK 화학 위원회 조석희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화학규제의 원활한 이행과 준수를 독려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국제적으로 합의된 무역규제환경에 대한 소통 및 투명성을 강화해야 하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기반한 화학산업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화학물질 관련 3법과 화학산업 관련 환경안전법규의 중복 규제 및 상호 법률 간 상충되는 부분은 정비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ECCK 식품 위원회 위원장 카스텐 퀴메 네슬레코리아 대표는 “‘천연’ 식품 표기 기준 등 일부 식품 관련 규제가 유럽연합이나 미국, 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 국제표준화기구 (ISO) 등 다양한 국가 및 국제 기준에 맞게 완화된다면 산업 전반에 야기하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다양한 가공식품을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자들의 혁신 약물 접근 신속히 이뤄져야
ECCK 헬스케어 위원회 위원장 어완 뷜프 쥴릭파마코리아 사장은 “코로나19 팬더믹 사태에서 정부와 제약 회사들은 협력해 신속한 백신 개발과 승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팬더믹 상황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취약한 환자들이 혁신 약물 접근을 더욱 신속히 할 수 있도록 의약품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추가적인 협력이 권장된다”라고 전했다.

ECCK는 유럽과 한국 간 무역, 상업, 산업적 관계 발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2012 년에 설립했다. 현재 370 여개의 유럽 및 국내외 기업들을 회원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약 5 만여명의 유럽기업인을 대표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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