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럼라인 "세상에 없는 반려견 DNA항암제 도전"

입력 2021-09-29 17:34   수정 2021-09-30 01:55

플럼라인생명과학이 디옥시리보핵산(DNA)을 활용한 반려동물 항암제와 돼지 전염병 백신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조에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동물의약품 업체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다. ‘블루오션’ 시장을 공략해 기술이전 가능성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사진)는 29일 “악성 B세포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반려견 면역항암제(PLS-D5000) 임상 3상을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청했다”며 “연내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LS-D5000은 대다수 암에서 과발현되는 텔로머레이즈 역전사효소(TERT)를 표적으로 한다. TERT는 암 생성과 분화에 관여하는 텔로머레이즈를 활성화한다. 활성화된 텔로머레이즈는 염색체 끝단에 있는 특정 염기서열 구조인 ‘텔로미어’를 복구시키는데, 이 텔로미어가 암세포 무한증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김 대표는 “세포 표면에 노출된 TERT 항원을 T세포가 인식하고, 활성화된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항암제 시장은 전망이 밝다. 열 살 이상 반려견의 절반가량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반려견들도 사람 못지않게 잘 먹고 잘 크다 보니 평균 수명이 늘었다. 그만큼 암에 걸리는 개체수도 증가했다. 하지만 치료제는 태반이 세포독성 물질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에게 쓰는 약을 용량만 줄여 투여한다. 김 대표는 “인체 항암제를 반려동물에 쓰면 부작용이 크고 추가 고통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인 노령견 면역조절제(PLS-D1000)는 임상 3상의 첫 약물 투여를 앞두고 있다. 노화로 감소된 면역세포를 늘려 식욕을 돋우고 활동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임상 성공을 위해 국내 대형 제약사와 위탁개발(CRO)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플럼라인생명과학이 미국 이노비오에서 2014년 분사(스핀오프)할 때 특허권을 가지고 나온 가축용 면역조절제 ‘라이프 타이드 SW5’는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내년부터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도 이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조만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챌린지 임상 추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챌린지 임상에서는 백신을 투여하고서 ASF 바이러스를 넣은 접종군의 생존율이 최대 66.6%까지 나왔다. 백신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도 33.3% 생존율이 나왔다. 김 대표는 “세계 최대 돼지 사육 시장인 중국의 ASF 백신 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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