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계가 정부와 정치권의 정보기술(IT)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공식 비판하고 나섰다. 국내 스타트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플랫폼의 폐해를 바로잡겠다는 각종 규제 방안은 스타트업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가 고사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은 매출 100억원만 넘어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과 일본, 미국 등의 플랫폼 규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만 대상으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에까지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규제 비용이 높을수록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가로막고 시장 경쟁을 제한해 빅테크와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스포는 다음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이 스타트업 관계자를 국감에 대거 호출한 것도 비판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보찬 야놀자 대표 등이 이번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코스포는 “‘기업 길들이기’라고 비판받는 행태가 스타트업에까지 고강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뒤늦게 관련 업계 감싸기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임혜숙 장관 주재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 간담회와 디지털 플랫폼 정책 포럼 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임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는 플랫폼 관련 부작용은 최소화해야겠지만 그동안의 사회적 기여와 앞으로 해나갈 기술 혁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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