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은 각각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았다. 탄소배출권 ETF가 국내에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증시에는 작년 7월 ‘크레인셰어스 글로벌 카본 ETF(KRBN)’가 상장됐는데 올 들어 6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탄소배출권 ETF 4종은 크게 유럽 시장에 투자하는 ETF와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 나뉜다. 'KODEX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와 'SOL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전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시장인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집중 투자한다. 두 상품 모두 환헷지로 유로화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한다.
'탄소배출권 신흥국'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글로벌 탄소배출권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 'HANARO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과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한다.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의 경우 KRBN과 동일한 기초지수(IHS 마킷 글로벌 카본 인덱스)를 추종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지수 방법론상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시장을 손쉽게 편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은 2023년께 개장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한 장기 투자를 원한다면 합성형 선물ETF인 'HANARO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과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두 가지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선물 ETF는 원칙적으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매매가 불가능한데 합성형에 한해서는 가능하다.
총 보수율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가 0.5%로 가장 낮고 삼성자산운용(0.64%)이 가장 높다.
유럽 시장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t당 60유로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탄소배출권 수급 여건상 당분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활동을 늘어나는 반면 각국 정부가 탄소 저감 정책을 강화하면서 탄소배출권 숏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탄소배출권은 원자재 중 하나로 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단 탄소배출권 투자 시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수급 여건에 따라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락할 수도 있다. 예컨대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거나 기업들이 탄소를 획기적으로 저감하면 탄소배출권 수요가 줄고 관련 상품 수익률도 떨어진다.
김 센터장은 "탄소배출권 ETF는 분할식, 분할매수 형태로 접근하는 게 적합하다"며 "또 주식 등 위험자산과 탄소배출권 가격의 상관관계가 낮은 만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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